[평론] 결속 結束-어느 해후邂逅의 끝에서, 서성록/미술평론가, 국립 안동대학교 교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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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결속 結束-어느 해후邂逅의 끝에서, 서성록/미술평론가, 국립 안동대학교 교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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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 painting,

결속 結束-어느 해후邂逅의 끝에서,

Combination-The End of a Casual Encounter,

oil on canvas, 96x130.5cm, 1976

 

 

평론

서 성록/미술평론가, 국립 안동대학교 교수, 미학

 

이제까지의 작품의 이미지와는 달리, 이번 개인전에 출품하는 입체.평면작품에서 우리는 어떤 의욕을 직감할 수 있다.

그 의욕이란 아마도 이 전시회를 계기로 자신의 회화세계를 한층 새롭게 다지고,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번 기회를 정진(精進)의 바탕으로 삼자는 의지의 결실과도 상통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무엇이 작가로 하여금 그러한 생각을 갖도록 하였을까. 그간의 작품과 지금의 것을 비교해 가면서 이 문제를 더듬어 보기로 하자.

이제까지 나타난 작품의 관상 觀相을 종합해 볼 때, 정택영의 회화 경로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세 단계는 우연인지는 몰라도 우리가 체험하고 습득해 온 양식과 비슷한 지반 위에 노정되어 있다.

정택영의 작품세계의 출발점은 극사실 형태에서 비롯된다. 극사실이란 고도의 테크닉을 발휘하여 표현대상을 실제의 상태보다 다 섬세하고 꼼꼼하게 그려내는 경향을 말한다. 사진에 담긴 영상보다 디테일하기 때문에 인간의 눈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미술, 기계의 한계에 도전하는 미술로도 이해된다. 이와같은 극사실의 화풍에 견인되어 있을 때, 작가는 단단하게 매듭되어지거나 느슨하게 풀어헤쳐진 천의 묘사를 통해서 물질의 긴장과 이완상태를 표출하려고 했다. 이러한 시론적 단계를 거치면서 작가는 조형에의 기본작인 연구, 그러니까 묘사방법과 색에 대한 감각을 익혔던 것 같다.

다음의 단계는 극사실의 패턴을 발전시켜 화면에 개념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작품부터는 평면에 종이조각이 붙여지고 기호가 채택되며 또 부분적으로는 드로잉이 배합되기도 한다. 개념과 드로잉은 별개의 문제이나 특별한 의미 없이 병존관계를 가졌던 듯하다. 표현의 매체는 주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소비품, 이를테면 맥주깡통의 마개, 필름, 외국잡지의 화보 등이었다. 정택영의 작품과정을 지켜본 사람은 이미 알고 있을 버반 일이지만, 이들 매체에 공통적으로 서려있는 것은 도시적 환경에의 관심이며, 그러한 관심의 구석구석을 단면으로 쪼개어 형상화시키려는 조형의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두 번째 단계의 작품은 조금 막연한 데가 있지 않았나 한다. 표현의 의도야 어찌 되었든 작품의 축을 형성하는 화면의 긴장감은 미세하나마 위축되었던 것이 사실이고, 의미의 추구 내지는 방법의 연구에 주의를 기울이다 보니 흡족할 만큼의 시각적인 안겨주지도 못했던 것이다. 화면의 긴장감 그리고 시각적인 풍요로움과 같은 도상 자체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단계, 즉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이러한 문제의 굴레에서 벗어나 시원시원하며 경쾌한 방법으로 화면을 이끌어 간다. 안개밭처럼 흐려있던 캔버스에서 또렷하고 강도 높은 색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에 못지 않게 의미를 표상하는 선묘線描가 구체화되어감을 엿볼 수 있다.

앞의 두 단계에서 문제시해 온 표현매제와 그 위상位相에 대한 본질 규명적 태도와 달리, 여기서는 시각적 체험이 중핵을 이루는 듯하다. 물론 이 때의 시각적 체험이란 것도 역시 넓은 의미에서 볼 때 본질 규명적 태도의 한 부분이며, 그러한 태도와 여전히 고리를 맺고 있기는 하다. 시각적 체험이 아무리 극대화된 작품일지라도 결국은 �의 처리방법에 대한 연구 업시는 무읨하며, 그 방법에의 연구란 다시 말해서 현대회화의 존재양태에 대한 물음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확실히 짚고 넘어가애 할 점은 표현의 매재가 지각적이고 분석적으로 취급되는 것과, 시각적이고 즉흥적으로 처리되는 것은 흡사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판이하다는 사실이다. 전자에서는 논리와 관찰에 의한 대상파악이 회화구조의 틀을형성하는 반면 자칫 작품 자체가 관념화될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 설사 덜 관념화될 경우에도 회화의 일차적 목표를 매재의 속성과, 매재와 바탕과의 관계에 대한 구명究明에 두고 있으므로 작가의 내면과의 교감을 획득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하여 작가의 내면과의 교감을 획득하면서 매재를 다루자는 것이 시각적 체험의 영역, 말하자면 눈과 직관에 의한 표현행위라는 카테고리이다.

여기서는 보이는 것과 느끼는 것에의 반향反響이 화면의 골조를 형성한다.보이는 것은 느끼는 항아리에 담지되는 만큼, ㅂ이는 것의 내부구조를 예리하게 축야할 수 있는 통찰력이 요구되며, 느끼는 것의 결과로 축적된 심적정황을 효가적으로 번안해 낼 수 있는 감수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통찰력과 감수성을 정택영의 작품의 제일의적 트질로서 부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작가가 취하는 작품주제는 비교적 광범위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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